폭풍 속에서 나무에 오른 사람(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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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4년 12월, 캘리포니아 시에라 산맥에 거대한 겨울 폭풍이 몰아닥쳤습니다.
수백 년 된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사정없이 휘청거렸고, 대지를 집어삼킬 듯한 바람의 포효가 온 숲을 뒤덮었습니다.
친구의 오두막에 머물던 박물학자 존 뮤어(John Muir)는 벽난로가 있는 방에 숨는 대신 문을 박차고 숲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는 능선에서 가장 키가 큰 30미터 전나무 꼭대기로 기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세찬 비바람 속에서 나무의 가장 높은 가지를 두 팔로 끌어안았습니다.
나무는 폭풍을 따라 허공에서 30도, 40도씩 호를 그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채
뮤어는 몇 시간 동안 바람의 거친 호흡을 들이마셨습니다. 찢어지는 솔방울의 향기, 허공을 가르는 전나무의 역동적인 리듬을 온몸으로 누렸습니다.
그는 안전한 방에 숨은 관람객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대자연의 생명력 한복판에 온몸을 던진 모험가였습니다.
신학자 유진 피터슨은 이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참된 영성을 짚어냅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세상의 풍파가 두려워 내 생각과 계산의 방에 문들을 꼭꼭 닫아걸고 웅크려 있지는 않습니까?
숨은 붙어 있지만 두려움에 질식해가던 2천 년 전 제자들의 밀실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은 닫힌 문을 뚫고 찾아오셔서 우리를 향해 숨을 내쉬셨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성령을 받으라.”
그리스도인의 생명력은 바람 한 점 없는 온실의 안락함이 아닙니다. 세상이라는 거친 폭풍 한복판에서도
주님이 불어넣으신 부활의 숨을 쉬며 십자가를 붙들고 당당하게 살아내는 것입니다. 폭풍이 멈추어서 평안한 것이 아니라
폭풍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하늘의 생명이 내 안에 흐르기에 담대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의 빗장을 풀고, 오늘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의 숨결을 들이마시길 소망합니다.
세상의 어떤 비바람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넉넉히 이겨내는 복된 한 주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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