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래? 사람 살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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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래? 사람 살릴래?
지난주 모 신학대학 총장을 만났습니다.
지난 총회에서 총장 인준을 받아 업무가 시작되었는데 총장실을 방문하여 짧은 시간 교제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평교수로 만났을 때와 총장이라는 직함을 받은 지금 표정이 달라 보입니다.
학교 행정과 경영 및 학생들 교육과 지도라는 무게감이 용모에서 느껴집니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의 영향도 있겠지만 젊은이들이 목회자가 되고자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매년 학생 수급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는 곧 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지금은 버텨내고 있지만 수 년 안에 지방 신학대학 통폐합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신학생 숫자의 감소는 곧이어 목회자 수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목회자가 없는 교회끼리 합병하는 일들이 곧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유럽 교회당이 술집으로 변하고,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날이 올 것입니다.
벌써 인천에 있는 큰 교회당이 카페로 변신하여 명소가 되었다는 서글픈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기에 신학대학의 총장 자리는 앉아서 행정만 할 수 없고 교회마다 돌아다니며 성도 자녀들 신학대학에 보내 달라고 읍소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암울한 얘기를 하다 말고 어떻게 목회자가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일반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10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여 면접 보러 가는 날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답니다.
오래전 부친 친구 목사님이 오셔서 장래 희망을 묻길래 일반대학에 진학하여 직장 생활하는 것이라 대답했더니 ‘너는 돈 벌래? 사람 살릴래?’라고 하시면서 신학을 하라고 하셨답니다.
귓전으로 흘려버리고 지냈는데 면접 보러 가는 날 아침 하나님께서 그 말씀이 강하게 생각나게 하시므로 입사를 포기하고 신학을 하게 되었노라고 합니다.
목사 자녀가 목사 되는 것도 귀한데, 신학대학 총장을 지내신 아버지 대를 이어 그 학교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한국 교회사에 이런 경사가 또 있겠습니까?
사무실에는 총장을 지내신 아버지가 총장이 된 아들에게 보낸 축하 화분이 놓여있습니다.
마음이 뭉클합니다.
참으로 귀하고 귀한 일입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대기업에 100:1 경쟁을 뚫고 합격한 인재인데, 돈 버는 일을 뿌리치고 생명 살리는 일에 헌신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가? ‘공부 못하면 신학교나 가라’는 게 아니고 ‘공부 잘하니 너는 신학교를 가라’는 말씀이 그 아들을 오늘 총장의 자리에 오르게 하였습니다.
목회자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돈 버는 직업이 아닙니다.
목숨을 살리는 의사, 간호사가 되는 길도 귀합니다. 그 길은 그래도 돈과 명예가 수반됩니다.
하지만 목회자의 삶은 둘 다 없습니다.
어느 하나라도 관심과 눈길을 던지는 순간 영성은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나이 되고 노회장을 역임하고 보니 손짓하는 곳이 많습니다.
거절하는 것도 교만한 것처럼 보일까 봐 쉽지 않지만 이제 정중하게 거절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이유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라는 엄중한 말씀이기에 그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강단 앞에 엎드립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영의 말씀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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