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만 있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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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50여호 되던 우리 동네에서는 딱 한집, 쌀장사하는 부잣 집에만 흑백 TV가 있었기 때문에
동네사람들은 TV보기 위해 그 집으로 몰려들었다. 그때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가 ‘여로’이다.
그 집 주인 아들이었던 후배 녀석은 벌써 재리에 눈이 밝아 TV보러 오는 애들에게서 10원씩 받아 챙겼다. 당시 10원이면 눈깔사탕이 10개였으니 꽤 나 용돈을 챙겼을 것이다.
10원이 없는 아이는 마루에 앉았다가 바람이 불어 안테나가 돌아가면 나가서 안테나를
돌리고 오는 것으로 입장료를 감해 주었다.
세월이 흘러 농촌 마을에도 새마을 운동이 일어나고 특용작물을 가꾸면서 형편이 나아지자 이 집 저 집에서 TV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초가지붕이 스레트 지붕으로 바뀌고, 뒤뜰 장독대에는 높다란 장대에 안테나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가난한 집 아낙이 있었다. 너도 나도 집집마다 안테나가 세워지는 것을 보면서 속이 무척 상했나 보다. 남편을 졸라 TV를 사자고 했지만 남편은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다.
‘우리 집 형편에 무슨 텔레비전이냐, 빚도 갚아야 하고 그럴 돈이 있으면 돈 모아서 논이라도 사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면박을 주었다. 하지만 이 아낙의 욕심은 억제할 수가 없었다.
며칠 후 드디어 이 집 뒤뜰에도 안테나가 세워졌다. 그런데도 틈만 나면 이웃집에 놀러가서 슬쩍 슬쩍 TV를 보고 가는 것이다. 이유는 돈이 없어서 텔레비전 수상기는 사지 못하고 안테나만 세워 놓은 것이다.
자존심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 집에도 TV 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잎사귀만 무성한 신앙이 그렇다.
교회는 오래 다녔기 때문에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잎사귀는 무성해졌다.
교회 고참이 되었으니 낄데 안낄데 구분하지 않고 이름 석 자 올려놓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면을 들여다보면 도대체 어떤 열매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인정받고 대접받는 자리에는 얼굴이 보이지만 수고하고 봉사하는 자리에는 사라지고 없다. 주님께서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므로 그 다음날 뿌리로부터 말라죽었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님은 우리 신앙에서 잎사귀를 찾는 것이 아니고 열매를 찾으신다.
열매 맺는 신앙이 되기 위해서는 어디에선가 오랫동안 묵묵히 봉사하고 있어야 한다. 그게 뿌리를 내리는 신앙이다. 뿌리가 내려가야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열매 맺는 때가 오는 것이다. 봄이다. 돋아나는 새싹을 보면서 신앙의 교훈을 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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