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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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큰일 났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전하는 집사님을 보면서 뭔가 정말 큰 일이 난 줄 알았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밤새 동장군으로 인하여 수도가 꽁꽁 얼어붙어 버린 것입니다. 화장실 물은 물론이요,
주방의 수돗물까지 얼어붙어서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 밥을
지어야 하는데 큰일이라 하고, 교회에서는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화장실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 합니다. 그리고 보니 만약 이 결빙상태가 지속된다면 큰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이라며 물 자랑을 노래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에 등록되었다니 솔직히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을 아껴 쓴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물을 물 쓰듯 했던 것을 고백합니다. 되짚어 생각해 보면 지난여름 강원도 지역에서는
마실 물이 없어서 생수를 배달해야 하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때 우리 교회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봉사활동을 가기로 했는데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어 취소된 적이 있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런 물 부족 현상을 예측하고 4대강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잘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어떤 안건이 나오면 언제나 찬반론이 있기 마련인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지도자의 역량이
판가름 나는 때가 오겠지요. 어쨌거나 그 날 아침은 몹시 당황되었습니다. 밥을 짓는 문제는
생수 몇 통 사다가 지으면 간단할 것 같은데 화장실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번뜩 떠오른 생각은
역시 군대 생활이었습니다. 내가 근무했던 부대는 산속에 있었는데 이 날처럼 한파로 인하여
모든 수도가 꽁꽁 얼어버린 것입니다. 그때 무릎 높이로 쌓여 있는 눈을 퍼 날라다 식깡에 붓고
가스 불에 녹여 밥을 짓고 화장실 물도 해결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몇 명과 함께 주방 대형솥에 가스 불을 지피우면서 연신 눈을 퍼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내 생각에는 뜨거운 솥에 눈을 집어넣으면 금 새 녹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솥 가장자리는 녹지만 안쪽에 수북하게 쌓여진 눈은 쉽게 녹지를 않았습니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눈 녹인 물을 화장실로 퍼 날아가면서 해결을 하였습니다.
지난 월요일은 기상 관측 사상 103년만의 폭설이어서 교통이 마비되고 사고도 많이 나고
활동하기에 무척 어려운 날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폭설이 내린 것도 감사했습니다.
그 많은 눈이 없었더라면 교회에서는 매우 곤란한 일들이 발생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쪽 문이 닫히면 한쪽 문을 열어 놓으시는 주님의 은혜를 생각해 봅니다. 때로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하면 동서남북 모두가 막혔다고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지경에서 사람들이 이리 저리 허둥대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길을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가만히 드러누워 보면 새로운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하늘입니다. 동서남북은 막혔어도 하늘이 열려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여유가 생기고 새로운 지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새로이 시작된 한해는 열려진 길을 찾아가는 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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