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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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이후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이사를 했나? 하고 손을 꼽아보니 8번이나 된다. 신혼생활을 할 때는 그저 둘이 이불만 덮고 잘 수 있는 공간만 있어도 행복했다.
그러나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지더니 둘째가 태어나면서 또 다르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생활공간이 또 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방 두칸으로,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양대 앞에 살 때는 방 두칸에 부엌이 딸린 집을 얻어 살게 되어 좋았는데, 이사하고 보니 옛날 한옥 2층집에 방마다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많아 8세대나 되는데 화장실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침마다 화장실 때문에 전쟁을 치르다시피 한다. 어린 아이들은 유아용 변기를 이용했지만 어른들은 줄을 서서 대기를 해야만 하니 아침마다 보통 복잡한 게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가까운 곳에 한양대 전철역이 있어 자주 달려가 화장실을 이용했다. 그 후에는 부목사로 청빙을 받아 이사를 했는데 13평짜리 소형 아파트였다. 크기는 둘째 치고 무엇보다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글을 쓰다 보니 화장실 얘기만 한 것 같아 허접스럽다. 2년 후에는 두 평이 넓은 15평으로 이사를 했는데 너무 넓어 보여 청소하는 게 힘들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다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영통으로 이사를 왔는데 24평 아파트였다. 이건 대궐이다. 방간 거리가 멀리 있어 가족 찾기가 힘들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이들도 자기 방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흥분에 싸여 침대는 어디에 놓고, 책상은 어디에 놓고, 방 배치도를 그려가면서 자기 방을 꾸민다. 이때만 해도 포장이사가 없었기 때문에 그릇하나, 컵 하나까지 모두 신문지로 싸고 사과 박스 구해다가 일일이 옮겨야 할 때였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나면 보름 동안은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그 후로도 이사를 두 번이나 더 했다.
전세를 살고 보니 계약 기간이 끝나서 나와야 하고, 주인이 비워달라고 하니 옮겨야 하는 등 복잡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새로운 집을 찾는 과정부터, 집을 비우고 나가는 중에 주인이 와서 꼬치꼬치 트집을 잡아 원상복구를 해 놓으라는 말에 아내는 아내대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조금 넓어져서 편하고 좋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얼마나 더 살게 될지, 언제 또 이사를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먼저 떠오른다. 이사 과정이 힘들고 어렵기는 하지만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옮기는 기쁨이 있기에 감사함으로 이사를 한다. 만약 생활이 어렵게 되어 거꾸로 점점 더 작고 좁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면 몸이 불편한 것뿐만 아니라 마음이 너무나 괴로울 것이다.
인생은 끊임없이 이사하는 존재이다.
아버지 몸에서 어머니 몸으로, 어머니 몸에서 이 세상으로 이사를 하여 한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 어디 녹록한가?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 해양전을 치루면서 살아가지 않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사해야 할 때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대중 전 대통령도, 유명 연예인도, 이름 모를 무명의 인사까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이사를 한다. 임종을 지켜보니 그 이사 과정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사하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가족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세상을 떠나 이사하는 과정에서 천국으로 들어가는 확신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트윈소울’이라는 책을 보니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데 그때 3가지 질문을 받게 된단다.
1)얼마나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는가?
2)얼마나 많이 사랑하면서 살려고 노력했는가?
3)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있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
이 땅에 사는 날 동안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심을 믿고 늘 기쁘고 감사하게 모든 것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기쁨 속에 천국으로 이사한다.
그러나 자기 죄를 해결하지 못한 채 고통스런 삶에 짓눌려 불평과 원망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지옥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잠간이다. 한 집에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다. 이사하고 또 이사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가장 좋은 천국 집으로 이사하는 사람이 가장 복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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