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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교회

    아내의 엄마

    페이지 정보

    조회Hit 975회   작성일Date 09-03-21 19:36

    본문

     


                      



    장모님이 집에 오셨다.


     겉으로 뵙기엔 괜찮은 듯 싶지만


     대화를 하다 보니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신 얘기 또 하고


     아까 했던 말씀 또 물어보신다.


     조금 전에 여쭤 봤던 말씀에 생소한 대답을 하신다.


     아차, 이게 알츠 하이머 증상인가 싶다.


     부리나케 병원가서 검사하니


     치매가 시작 되었다는 슬픈 소식이다.




     알콩 달콩 두 분이 살고 계시니


     그나마 다행이라며 자식들은 제 살기에 바빴다.


     어쩌다 한번 내려가 뵈면 냉방에 담요 덮고 계신다.


     돈 보내드릴테니 보일러 때시라 해도


     돈 아깝게 그럴일 있느냐며 온 몸으로 추위를 견뎌내시던 분들


     워낭소리 할매처럼 늘 잔소리해댔지만


    수족을 가눌 길이 없는 남편이 어느 날 훌쩍 요양원으로 떠나고 나니


     그 허전함을 메울 길이 없으시나 보다.


     밤마다 ‘아버지 데려와라’ 전화 하신다.


     본인이 간병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가 안된다.


     옆에 안계시니 공허감을 견딜 수 없으시나보다.




     짬을 내어 집에 내려가 보니


     모든 살림살이가 한달 전 다녀왔던 상태로 묵혀있다.


     손바닥만한 주방 치우고, 청소하고, 정리하는데만 3시간


     꽁꽁 눌어 붙어있는 밥풀데기가 지난 식사 시간을 알려준다.


     보내드린 약 봉지도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다.


     몇 달 새 할매 꼴이 되어 버린 장모님


     아내는 울음반 탄식반이다.


     ‘어머니 수원으로 갑시다’


     ‘안가, 아버지는 어쩌라고’


     한사코 반대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아내의 손길이 바쁘다.


     이것 저것 영양 보충을 위해 마구 떠 먹인다.


     이 곳 저 곳 바람 쐬러 나간다.


     ‘언제 가? 얼릉 가야혀, 아버지는 어쩌라고?’


     당신 몸이 파죽인데 그 생각속에는 온통 남편 걱정 뿐이다.


     ‘어머니, 아버지는 잘 계시니 걱정마시고 여기서 편히 계세요’


     그래도 소용없다.


     집에 갈 날자만 손꼽으신다.




     진주에게 할머니 모시고 영화관에 가라 일렀다.


     ‘워낭소리’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으니 정신이 들지 않을까? 해서다.


     아이는 처음으로 손주 노릇하게 됐다며


     시험공부를 미뤄두고 할매 팔짱을 끼고 나간다.


     ‘어머니, 영화 잘 보셨어요?’


     ‘몰라, 피곤혀’


     드러누워 금새 코를 고신다.




     아, 어쩌면 좋은가?


     농사 지어 쌀 보내시고


     밭 일궈 고구마 박스에 담아 부쳐 주시던


     그 힘이 어디로 갔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만 답답할 뿐 해답을 찾지 못하겠다.


     느닷없이 당한 두 분의 생 이별


     그 그리움이 ‘언제 가?’ 로 표현된다.


     치매 예방에 홍삼이 좋다기에


     엑기스 봉지 잘라 드린 것으로 효도가 될까?


     분홍색 티셔츠 사 입혀 드린 것으로 효도가 될까?


     어떻게 해 드리는 것이 효도인가?


     시간은 말없이 흐르는데 마음만 동동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