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교만한 사모<사모칼럼 - 홍승연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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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08-08-1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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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방문 중에 우리 부부는 나이아가라 한인장로교회 장로님 댁에 저녁 식사 초청을 받았다. 한 여집사님이 ‘목사님과 사모님은 인상도 좋으시고 마음씨도 매우 착하고 좋으신 것 같습니다’ 라고 우리를 향해 칭찬을 하시므로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 ‘네 저희는 정말 그렇습니다. 사람을 참 잘 보시는 군요’ 예상치 못한 교만한 대답에 모인 이들은 박장대소를 쏟아놓았다. 그 집사님은 깜짝 놀라는 눈치를 하다가 이에 질세라 ‘무척 교만한 대답을 하십니다’라고 하여 더 큰 웃음소리가 터지게 되었다. 나는 정색을 하고 ‘그건 교만이 아니고 사실이며 우리 부부는 너무 착하고 좋은 것이 병이라면 병이라’고 함으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다. 뒤이어 ‘목사님과 붕어빵 같다’ ‘목사님 말씀에 아주 아주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리고 ‘사모님께서 사모노릇을 아주 잘할 것 같다’는 말에 또다시 “네”하고 힘주어 자신 있게 대답함으로 좌중에 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음식들과 옛날이야기 그리고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사건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입담 좋은 나는 열심히 설명을 하고 유머들을 소개함으로 그들에게 엔돌핀을 밥값으로 대신했다. 나의 이런 대답이 결코 교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조금도 거짓 없이 우리교회 성도들을 사랑하고 귀히 여기는 맘으로 10년의 세월을 달려왔기에 내가 좀 부족하고 못난 부분이 많이 있었을지라도 그것이 잘못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한계라고 여기고 다만 마음 중심에서는 교회와 성도들을 선한 마음으로 대했다고 생각하노라고 그들에게 나의 속마음을 전달했다. 그래도 사모노릇을 하다보면 속상한일 속 썩히는 성도들이 있을 텐데 얼마나 힘들었냐고 위로하려는 권사님들도 계셨다. 웬일인지 우리교회 성도들은 속을 썩히기 보다는 그저 순종하고 열심히 충성하고 헌신한다고 했더니 모두 놀란다. 우리 성도들이 얼마나 예쁘게 생겼는지 성도들 자랑을 실컷 하고 확인하고 싶으시면 우리교회에 꼭 한번 와보시라고 자신 있게 말하였다. 그 교회는 정말 좋은 교회인 것 같다는 말과, 기회가 되면 우리 교회를 꼭 방문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어린 눈빛들을 뒤로 한 채, 집을 나오면서 자랑할 수 있는 교회와 성도들을 맡겨주신 하나님께 깊이깊이 감사하고, 그 성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밤이 되고 말았다. 오늘 내가 너무 교만했던 것인가? 팔불출이 될지라도 성도들을 사랑하고 자랑하는 일들은 아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도들로 인하여 속상할 때가 왜 없었겠는가? 마음이 아픈 때도 있었고, 잠 못 이루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고 교회, 그리고 사모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은 때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은 기쁨을 주는 성도들을 보게 하셨고 또 속상하게 하는 성도가 있다는 것도 얼마나 큰 은혜이고 감사인가를 알게 해 주셨다. 오히려 하나님은 성도들의 문제와 고충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도움이 되어 주지 못하는 나 자신의 무능함을 보게 하심으로 성도들을 판단치 못하게 하셨다. 한 달 이상을 떨어져 있고 보니 교회와 성도들의 모습과 만남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이들을 향한 나의 첫사랑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