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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교회

    장인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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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1,071회   작성일Date 08-05-09 23:44

    본문



    우리 두 사람이 사귀고 있을 때 용기를 내어 장인어른을 찾아 인사를 드렸다.
    둘이 사귀는 중인데 결론은 결혼을 허락해 주십사하는 마음이었다. 아내가 나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를 했겠지만 어르신은 좀 더 알고 싶으신가 보다. 장래 희망은 무엇이며 어떻게 생활하려고 계획하고 있는지, 가족관계는.......
    인자하시면서도 근엄함을 풍기시며 나에 대한 질문이 끝이 없으시다.

    젊은 시절 초등학교 교사를 하던 중 전쟁이 나는 바람에 퇴직한 것이 오랫동안 공직을 떠나셨다가 다시 면장으로 활동하시고 있었다. 성품이 강직하고 꼿꼿하셔서 질문 내용도 날카로웠지만 결론은 부족함이 많은 딸이지만 잘 부탁한다는 말씀으로 결혼을 승낙해 주셨다. 그렇게 하여 그 분을 장인어른으로 섬기게 되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지금 그 분은 거동이 어려워 집안에서만 계신다.
    걷는 것이 불편하시니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하신다. 심지어는 도시에 있는 자식들 집에 방문하는 것조차 꺼려하신다. 추운 겨울 시골집은 난방이 약하니 우리 집에 오셔서 겨울을 나시라고 애원을 해 보지만 자식들에게 폐 끼치기 싫다 시며 겨울을 보내셨다.

    어버이날을 맞춰 방문할 수 없기에 한 주전에 처가에 다녀왔다.
    비척거리는 발걸음에 어눌해진 발음, 구부정한 자세까지 이제는 완연한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이런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딸아이는 마음이 아픈가 보다. 외가에 갈 때마다 첫째 손주라고 누구보다 예뻐해 주셨던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되돌려 드리기라도 하는 듯 아이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부축한다. 읍내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점으로 갔다. 평소 우리 두 사람의 통으로는 갈 수 없는 비싼 집이었지만 부모님께 대접한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참숯에 부드러운 한우 고기를 굽는 주인은 이 고기는 특별히 맛있는 고기라며 읍내 유지 분들이 자주 온다면서 은근히 식당 자랑을 한다. 광우병과 소고기 수입 파동 때문에 전국이 뒤숭숭한 상태라서 그런지 자리가 텅 비어 있다. 모처럼 방문한 손님인 듯 주인의 서비스가 프로그램을 입력해 놓은 로봇처럼 척척 이다. 부모님 덕분에 우리 가족이 모처럼 맛있는 고기 맛을 본 셈이다.

    이것저것 챙겨 드리지만 배부르시다면서 금세 숟가락을 놓으신다.
    비싼 고기를 조금만 드시는 게 안타까운지 장모님은 자꾸 더 들라고 권해보지만 그걸로 끝이다. 평소 말수가 적으시지만 몸이 불편하고 보니 더욱 말씀이 없으시다.
    20여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위풍당당하셨던 모습에서 어느덧 손녀 팔에 의지하여 걸으시는 모습 속에서 세월과 건강과 체면과 품격 모두를 잡아먹는 못된 시간을 보는 것 같다. 그 못된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정해 진 기간 동안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잡아먹을까, 아쉽고 안타깝기만 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와 나는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어 자주 찾아뵙자고 다짐해본다. 그걸 가지고 감히 효도라는 말을 붙일 수는 없지만 그렇게라도 흉내를 내여야 하지 않겠는가, 저 만치 앞에 결승선 테이프가 보이는데 최선을 다해 뛰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