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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교회

    페이지 정보

    조회Hit 1,093회   작성일Date 07-12-17 16:13

    본문


    산 길 따라 집에서 교회까지 걸어서 15분, 매일 출퇴근하는 길입니다. 운동 삼아 걷기엔 짧지만 긴 생각을 하기엔 적당한 거리이지요.
    삼림욕하는 셈치고 걸었던 여름의 무성함이 어느 덧 휑-한 꼴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철의 변화를 느끼며 사색하기에 좋은 길입니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눈길을 돌렸습니다. 두 손으로 무언가 움켜쥐고 경계의 눈빛을 띄고 있는 청설모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이 놈, 어찌하나 보자’는 마음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눈싸움을 시작했지요.
    하나님께서 동물을 만드실 때 인간에게 다스림을 받도록 지으셨다 했으니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氣(기)로 제압을 해 보리라 마음속으로 생각했지요.
    동물원에 가면 나는 의도적으로 동물과 눈싸움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맞나 나름대로 시험해 보는 것이지요. 언젠가 아프리카 초원을 거닐 때 커다란 동물이 달려든다 할지라도 그 동안 쌓았던 내공의 안력만으로 물리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눈알에 힘주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한동안 째려보던 청설모는 상대할 이유가 없다는 듯 쪼르르 나무를 타고 올라가 버립니다.
    ‘그래, 내가 너 까짓 놈하고 눈싸움할 이유가 있겠느냐’ 나도 걸음을 재촉합니다.

    요즘 능선 이쪽저쪽에서는 관통 도로를 내느라 기계음이 요란합니다. 도시의 허파 한쪽이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심하게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서울과 동탄을 잇는 고속화 도로 건설입니다.
    얼마 후에는 하루에도 수 천대의 차량이 이 길을 따라 오갈 것입니다. 그때는 방음벽을 넘어 타고 내려오는 매연을 들이키며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나도 청설모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거닐었던 숲길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어쩌면 청설모는 항변도 못한 채 집이 사라졌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먹이를 주어 나르는 어미의 부지런함이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합니다.
    파괴 앞에 항변치 않고, 짓밟힘 속에서도 조용히 물러나 새로운 삶을 구축하는 작은 동물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모두가 대통령되겠다고 泥田鬪狗(이전투구)하며, 자기 살겠다고 남 죽이는 총기 탈취하는 세상, 더 많은 것을 쌓겠다고 아우성치는 군상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유유자적하는 청설모의 삶의 자세가 오늘은 나에게 선생노릇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