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는 아직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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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06-01-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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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모처럼 장모님이 올라오셨다.
그렇게 많은 눈은 난생 처음 봤다는 징그 런(?)눈속에 파묻혀 계시다가 서울에 살고 있는 자식들 보고 싶다고 오신 것이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자식집에서는 가게가 잘 안되어 걱정, 퇴직 후 사업하는 아들도 사업이 안된다고 하니 또 걱정, 혼자 살고 있는 자식은 혼자 살고 있으니 걱정, 막내는 고생은 실컷하면서도 보증 빚 갚느라고 고생하고 있다하니 걱정, 농한기에 편히 쉴겸 대접도 받을 겸해서 오신 모양인데 걱정살이 주름만 더하시는 것 같다.
토요일밤에 우리 집으로 오셨다. 큰 사위 목사라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집사님 장모님이 오셔서 함께 주일예배를 드렸다. 예배가 끝난 후 의례적인 인사를 드리고 나선 밤 11나 되어 집에 들어가니 주무시다 일어나신다.
월요일은 싱글제자반 여행 계획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 먹거리 부탁을 드리고 자식 부부는 훌쩍 떠나버렸다.
우리는 화요일 저녁 늦게 도착하였고, 어머니는 수요일 오전 기차로 떠나시고 보니 밥 한끼니 따뜻한 대접은 커녕 어머님과 마주앉아 얘기할 시간도 없었던 것이다.
안부 전화를 드릴때는 ‘농사일 끝나면 수원에 오세요, 맛있는 음식 사 드릴께요’라고 했는데 그야말로 인사말이 되고 말았다. 하루 더 계셨으면 대접했을텐데...... 하고 보니 수요일도 스케쥴이 꽉 차있다. 저녁시간에는 선교사님과 식사 약속이 있고, 목요일은 서울에 개업심방과 병원심방 또 저녁 심방, 그렇게 보내 드리고 나니 마음만 무겁다.
어머니는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밭에 나가 자식들에게 보내려고 일부러 고구마를 캐서 보내셨다는데 자식들은 일부러 한 시간도 내지 못한 채 찬 바람속에 다녀가신 것이다.
아, 한 부모님은 열 자식을 먹여 살리신다는데 열자녀는 한 부모를 섬기지 못한다더니 그 말이 내 말이로구나.....
아쉬움만, 송구스러움만 가득하다.
할머니 따라온 초등학교 1학년인 손주가 할머니 손을 꽉잡고 앞장선다. 갑자기 인파가 많아진 수원역에 들어서자 ‘할머니 내 손 꽉잡아’라고 하며 할머니를 챙긴다.
철부지없는 어린것이라고 귀넘어 대화했는데 어린 것이 효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툭해진다.
‘어머니 식사 한끼 대접하지 못해 죄송해요’라는 말을 들으신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다시며 오히려 내 건강을 더 염려하신다. 멀리 내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는 내 마음속에 언제나 마음 편히 드실 따뜻한 식사 한끼 대접할 수 있을까..... 발걸음이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