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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교회

    남의 발을 닦는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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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1,204회   작성일Date 06-04-22 18:40

    본문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발뿐만 아니라 온 몸을 씻겨주었다. 내 자녀들을 안고 목욕을 시 킬 때마다 아빠로서의 행복감은 세상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아주 오래 전, 그때도 고난주간이었던 것 같다. 아내와 나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 셨던 일을 기억하면서 서로의 발을 씻겨 준 적이 있었다. 부부간에 서로를 사랑하고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행했던 그 일은 지금도 내 머리 속 한 켠에 고이 새겨져 있다.
    올해 고난주간(4월10~14일)을 보내면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세족식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예수님께서 잡혀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제자들을 모아 놓고 그들의 더러운 발을 씻겨주신 것이 유래가 되어 여기 저기 신앙적인 모임에서의 특별한 행사가 되고 있다.
    왜 예수님께서는 하필 그들의 발을 씻겨주셨을까? 머리를 감겨주실 수도 있었을 것이고, 아니면 손이라도 씻어주실 수 있었을텐데, 그 더러운 발을 선택하여 손수 씻겨주신 것일까, 단순한 마음으로 성경을 볼 때는 그 의미의 깊이를 깨닫지 못했다.
    성 금요일 저녁 나는 안수집사 14분의 발을, 아내는 권사와 교구장 15분의 발을 씻겨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무릎을 꿇고 한분 한분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닦아 나갈 때 많은 생각이 교차하였다. 사전에 고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느닷없는 세족식에 본인들은 무척 당황했을 것이다. 큰 발, 작은 발, 상처난발, 발톱에 멍이 진 발, 고운 발 등.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옆에서 세족식을 하는 아내와 권사님들은 감동이 되었는지 연신 훌쩍대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 발이 얼마나 귀한 발인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교회에 달려와서 봉사하고 헌신하던 발이 아닌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턱이 닳도록 넘나들면서 오늘의 우리 교회로 부흥시킨 발들이지 않은가, 때로는 목사보다도, 사모보다도 더 열심히 봉사하고 충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짐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 시간 무릎 꿇고 더러운 발을 씻는 것으로 이 분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까?
    혹 교회 일을 하는 동안 수고하고 무거운 마음의 짐이 있었다면 다 벗어버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더러움을 닦아 내었다.
    그제서야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씻겨 주셨던 예수님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아무도 몰라주던 외로운 시절, 그래도 예수님을 믿고 3년 동안이나 따라주었던 그 제자들의 마음이 얼마나 고마웠으면 발을 씻기셨을까, 당시에 예수님을 따라다니면 반 유대교적 비판의 대상이 되는 때이질 않는가, 그래서 예수님 심문을 받으실 때 베드로도 한 패라고 신고하려했던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당시의 정황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위험한 시대에 예수님을 믿고 따라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으로 발을 씻겨주신 것 같다. 내 마음이 그랬다.
    황량한 벌판에서 개척을 시작했을 때 아무도 반겨주는 이 없었지만
    조그만 상가교회에 등록을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묵묵히 참고,
    따라주었던 집사님, 권사님들의 발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 발등상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분들은 다시 돌아 앉아 무릎을 꿇고 평신도들의 발을 씻기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는 부부간에 발을 씻겨주었다. 남편으로부터
    발 씻음을 받는 한 아내는 너무나 감정이 복받쳐 올라서인지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바닥 사이로 울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둘이는 서로를 끌어안고 무언의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예전의 근엄하고 가부장적인 모습을 생각하면 어떻게 저 분이
    부인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을까, 아니 아내의 발을 닦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어 말하지 않았는데도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자녀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부모의 모습도 보인다. 이런
    부모님의 마음을 자녀들이 이해할까,
    화면에서는 십자가위에서 처참하게 죽어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계속 상영되고 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