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의 시간을 넘어...(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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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밟는 땅을 네게 주리라” 하셨던 약속처럼, 흘러간 세월
속에 묻어두었던 기도의 씨앗들이 오늘 기적 같은 만남으로꽃을 피웁니다. 가끔 성도님들께 저의 신앙 여정을 나누다 보면,늘 마음의 시곗바늘이 멈추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까까머리 중학교 3학년 시절입니다.
50년 전, 그 시절의 기억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여 제 가슴을 뛰게 합니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습니다.
당시 시골 교회 학생회원 20여 명이 쌈짓돈을 모아 교회 화단을 꾸미고 계단을 만들기로 결의했습니다. 냇가에서 모래를 퍼 나르고 시멘트를 개어 정성껏 계단을 만들던 중, 갑자기 먹장구름이 몰려와 굵은 빗방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갓 바른 시멘트가 빗물에 쓸려 내려갈 위기 앞에서, 어린 소년이었던 저는 마당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부르짖었습니다. 엘리야의 심정으로 비를 멈추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을 때, 거짓말처럼 시멘트가 마를 때까지 비가 멈추는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그때 저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온몸으로 만났습니다. 그 뜨거웠던 믿음의 불씨는 그해 겨울 방학으로 이어져 부흥회 때 거대한 불길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 집회, 강사 목사님을 통해 선포되는 십일조와 헌신의 메시지는 제 영혼을 뒤흔들었습니다. “예수님은 나 같은 죄인을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서 생명까지 주셨는데, 나는 주님을 위해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 벅차오르는 감격 속에 저는 눈물로 서원 기도를 올렸습니다. “주님, 목사가 되어 평생을 주님께 드리겠습니다.” 그날 밤의 고백은 제 인생의 나침반이 되었고, 고등학교를 거쳐 신학교에 입학하여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신학대학원 시절 교정에서 우연히 그 부흥 강사 목사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던 짧은 만남 이후,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하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부목사 시절을 거쳐 이곳 수원 영통에 교회를 개척하여 목양의 길을 걸어왔고, 목사님께서는 한 평생 충성스럽게 사역하시고 은퇴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증산제일교회 신임 목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연락이 끊겼던 목사님의 근황을 듣게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드려 오늘 우리 교회의 강단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전해 주시는 분이 바로 50년 전, 시골 교회의 마룻바닥에서 소년의 가슴에 복음의 불을 지펴 주셨던 그 부흥 강사 목사님이십니다. 제가 목사가 되기로 서원했던 그 은혜의 밤, 그 현장에 계셨던 영적 스승을 50년 만에 다시 강단에 모시는 감격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제 개인에게도 역사적인 날이지만, 우리 교회에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거하는 복된 날입니다. 50년 전 뿌려진 말씀의 씨앗이 자라 열매 맺은 현장을 목도하시면서, 여러분의 삶에도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소망을 품으시길 바랍니다. 세월은 흘러도 은혜는 변하지 않고, 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귀한 목사님을 통해 선포될 말씀이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50년 전 그 겨울의 뜨거운 부흥을 재현하는 은혜의 단비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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